• 홈
  • 소식
  • 공지사항


순천 송광사 목조삼존불감은 보조국사 지눌 본인의 소장물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눌이 중국 당나라에 유학을 간 뒤 고려로 돌아오면서 직접 가져온 것으로 전해지긴 하나, 정확한 제작연도나 제작 국가를 알 수 없다. 사실 지눌의 생몰연대는 1158년~1210년으로 고려시대이고, 당나라는 618년부터 907년까지 존속하였기 때문에 그 시기가 서로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불감에 아무런 기록도 새겨진 것이 없다. 따라서 작품의 정확한 제작연도와 제작지를 추정할 길이 딱히 없다. 다만 이 작품이 지눌의 소장품이었다고 전해지는 점을 고려하여, 본 불감을 고려시대에 한반도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1]


순천 송광사 목조삼존불감의 구조를 살펴보면, 하나의 나무기둥을 세로로 삼등분하여 2/4의 크기를 차지하는 반원형의 중심 방에는 본존불을 모시고, 나머지 각 1/4씩은 양 옆으로 펼쳐 열 수 있게 경첩을 달아 문처럼 생긴 방을 조성했으며 각 좌우의 방[2]마다 한 분씩 보살을 모셔놨다. 각 보살은 왼쪽 방에는 사자가 떠받치고 있는 대좌 위에 올라가 있는 문수보살과 오른쪽 방에는 코끼리가 받치고 있는 대좌 위에 올라가 있는 보현보살로 확인된다.


목조삼존불감의 높이는 13.9cm로 전체적인 크기는 작지만, 새겨져 있는 형상들은 모두가 대단히 섬세하고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다. 또한 장식이나 불상의 형태는 중국이나 인도풍이 강하게 느껴지는 이국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불상의 형태가 처음 전래됐을 시기의 원형(原型)의 모습에 가깝다고 평가된다. 따라서 한반도에서 제작된 유물이 아니라, 전해지는 바대로 당나라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존재한다.[3]


목조삼존불감의 보존 상태는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지만 수난을 겪기도 하였는데 1974년에는 도난 사건이 있었다. 다행히 도난된지 오래지 않아 무사히 회수되었다.[4] 또한 유물의 일부분이 손상되어 있었으나, 2001년에 복원되었다.[5]


현재 한국에 남아 있는 불감류도 많지는 않은데, 그 중에서도 순천 송광사 목조삼존불감은 대단히 희귀한 형태의 불교 유물이자 보조국사 지눌 본인의 물품으로 전해지는 유물로서 일찍이 그 가치를 인정 받아 1962년 12월 20일 국보 제42호로 지정 되었다.


혜심고신제서(惠諶告身制書)는 고려 고종이 조계산 제2세 진각국사 혜심에게 대선사(大禪師)의 호를 내린 사령장으로, 대한민국 전라남도 순천시 송광사에서 소장하고 있다. 1962년 12월 20일 대한민국의 국보 제43호 고려고종제서(高麗高宗制書)로 지정되었다가, 이후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되었다.


이 문서는 고려 고종 3년(1216)에 조계산 송광사 제2세 진각국사 혜심에게 대선사의 호를 내릴 것을 제가(制可)한 것이다. 이것은 능형화문의 무늬가 있는 홍, 황, 백색 등의 비단 7장을 이어서 만든 두루마리에 묵서한 것으로, 크기는 가로 3.6m, 세로 33cm이다. 이것은 고려시대 승려에게 하사한 제서 중 몇 점 되지 않는 귀중한 자료이다.


화엄경의 방대한 내용을 7처9회(七處九會)로 압축하여 묘사한 변상도로서 1770년 송광사 화엄경변상도와 함께 대표적인 화엄경변상도라 손꼽힌다. 화면의 상단부에는 하늘에서 설법한 제3회 도리천궁회(忉利天宮會), 제4회 야마천궁회(夜摩天宮會), 제5회 도솔천궁회(兜率天宮會), 제6회 타화자재천궁회(他化自在天宮會) 등 4회의 설법장면을 2열로 배치하였고, 지상에서 행한 5회의 설법(제1회 적멸도량회(寂滅道場會), 제2회 보광명전회(普光明殿會), 제7회 보광명전중회(普光明殿重會), 제8회 보광명전삼회(普光明殿三會), 제9회 서(逝)다림회(會))은 하단부에 역시 2열로 배치하였다.


또 화면의 제일 아랫부분에는 선재동자(善財童子)가 53선지식을 방문하는 장면을 묘사하였다. 이처럼 방대한 화엄경의 세계를 한 화폭에 질서정연하게 배치한 점은 주목할만한데, 복잡한 장면들은 구름을 써서 적절하게 구분함으로써 구도의 묘를 잘 살리고 있다. 채색은 녹색과 적색이 주조를 이루며 황색과 백색, 청색 등이 어우러져 사용되었는데, 특히 청색의 남용은 18세기 말 불화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1770년 송광사화엄경변상도와는 구도라든지 형태, 심지어 화폭의 크기까지도 동일하여 같은 유파의 화사들에 의해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